• 최종편집 2025-11-11(목)

[정치칼럼] 상품권 ‘깡’ 그리고 경찰서 ‘부지’

– 이청환 vs 김미정, 진검승부의 승자는?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25.06.23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충청시민의소리|김경구 기자] 계룡시의회는 지금, 조용한 전쟁터다.

 

누군가는 박수를 받기 위해 말을 하고, 누군가는 방어하기 위해 말을 아낀다. 그러나 그 모든 말의 무게는 결국 ‘신뢰’라는 이름 아래 저울에 오른다.

 

person-img3 (2)-side.jpg

 

이청환 의원과 김미정 의원. 두 사람은 2022년,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지방의회에 입성하며 ‘정무적 파트너’로 주목받았다.

 

계룡시의 크고 작은 현안에서 한목소리를 내며 협력해왔고, 당 안팎에서도 신뢰받는 관계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지금, 그 신뢰의 끈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끊어져 있다.

 

불씨는 6대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있던 제177회 정례회 당시 김미정 의원의 5분 자유발언에서 비롯됐다.

 

그는 ‘상품권 깡 정치인’에 대해 직격탄을 날리며, 특정 의혹의 실체를 거론했다. 김 의원은 “상품권 깡 의혹의 당사자가 시의원에 당선되어 활동하게 된다면, 계룡시 발전을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방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실상 특정 인물을 겨냥한 발언이었고, 이는 정면 충돌의 서막이었다.

 

이후 김미정 의원은 당을 탈당하며 무소속이 되었고, 이청환 의원과는 각종 회의에서 반목과 설전을 이어갔다. 이번 행정사무감사 파행은 그 갈등의 정점이다.

 

이청환 의원은 도심 경관조명 설치사업에 대해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며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미정 의원은 “시장 공약 이행 차원에서 시민 만족도도 높은 사업”이라며 반박했고, “경찰서 부지를 헐값에 팔아 예산을 낭비했다”며 이청환 의원에게 공격 수위를 높이고 “시장의 시민과의 약속을 정치적으로 폄하하려는 시도”라고 강하게 응수했다.

 

언성이 오가며 감정싸움으로 번진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치적 이견을 넘어선 정치 신뢰의 붕괴를 보여준다.

 

우리는 이쯤에서 질문하게 된다.

“상품권 깡 의혹의 실체는 무엇인가?”

“경찰서 부지는 정말 헐값에 매각된 것인가?”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은 공식적인 수사나 처벌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김미정 의원의 언급은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선 ‘표적화’로 받아들여진다.

 

시민이 알고 싶은 것은 ‘누가 이겼는가’가 아니라,

‘누가 진실에 가까운가’이다. 이 갈등은 결국 정치가 얼마나 신뢰를 감당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계룡시의회는 지금, 그 물음 앞에 서 있다.

 

지방의원은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이견은 있어도 파괴는 안 된다. 비판은 가능하되 신뢰는 지켜야 한다.

 

두 의원은, 이제 서로를 향해 칼끝을 들고 있다.

 

그리고 ‘상품권’과 ‘경찰서 부지’는, 두 사람 사이에서 찢겨진 신뢰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

시민은 조용히 바라본다.

그리고 곧 판단할 것이다.

이 싸움의 끝에서 누구도 박수를 받지 못했다.

 

김미정 의원의 의혹 제기는 정당한 문제 제기로 출발했으나, 특정인을 겨냥한 듯한 발언은 정치적 정당성을 훼손했다. 이청환 의원의 반격 역시 검증보다는 감정에 기댄 언사로 무게를 잃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정무적 신뢰를 잃었고, 시민들의 피로만 남겼다.

이 싸움에 승자는 없다. 

 

칼은 휘둘렀으나, 결국 그 칼끝은 서로를 향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겨눈 셈이 되었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정치칼럼] 상품권 ‘깡’ 그리고 경찰서 ‘부지’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