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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지역신문 기자로 10년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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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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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 기자로 현장을 누비면서 일하는 것이 즐겁기에 오늘도 나의 카메라를 벗 삼아 취재 현장에서 열심히 발품을 판다.
 
그러나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녹록치만은 않은 현실이다.
 
요즘 취재를 하면서 부족하지만 머릿속에 각인시켜 놓은 몇 가지 철칙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신문왕으로 불리는 미국의 언론인이자 신문 경영자인 조셉 퓰리처(Joseph Pulitzer)는 '부족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가져라', '잘못된 일을 지적하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는 선정주의를 피해야 한다', '신문에 대서특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기사는 최대한 밀어붙여야 하지만, 기사를 꾸며내서는 안 된다' 고 말했다.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녹록치만은 않은 현실이다.
 
원론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지역신문들은 내 고장에 일어난 각종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진솔하게 전달하고, 시민 모두의 의사소통의 장이 돼야 할 것이다. 중앙지가 할 수 없는 역할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지역에서 일어난 문제는 지역신문만이 제대로 다룰 수 있다고 보여 진다. 그 본분을 망각하고 기득권자들의 대변지로 전락해서는 안 될 것이며, 잘하는 사람은 칭찬하고, 못하는 사람은 속된말로 “까”주는 씩씩하고 정직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아무리 화려한 미사여구를 동원해 아닌 것을 그럴싸하게 포장해도 독자들이 아니라는 것을 먼저 안다.
 
이런 이유에서 지역신문 기자들은 신속성과 정확한 보도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같은 문제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다룰 것이 아니라, 지역의 주민들이 보다 쉽고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심층적으로 파고드는 집중 보도를 통해 차별화를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 이는 본 기자에게도 주어진 과제이며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현실에서 지역신문의 기자로 일하면서, 또 취재하면서 결코 쉽지 않음을 느낀다. 사무실로 걸려오는 제보전화를 받다보면 적지 않은 제보자들이 "기자를 믿을 수 없다"는 말과 함께 제보 도중에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때론 우울하고 때로는 억울하기도 하다. 지역의 언론개혁은 지역의 몫일 것이며, 언론인뿐만이 아닌 시민 모두의 몫일 것이다. 읽기 편한 신문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 어쩌면 읽기 편하다는 것은 그저 가벼움이 아닌 정론(正論)에 충실함일 것이다.
 
최근 언론사 기자들의 형태를 보면 사실 그대로를 전달하는 보도가 아닌, 자기의 이념 성향과 관점에 따라 거의 창작 수준이거나 성명서 수준의 기사를 써놓고 자기의 기사가 대단한 특권층인양 착각하며 출입처에 기자로서의 본분보다는 완장을 찬 권력을 가진 사람으로 인식하고 갑질이 도를 넘고 있어 열심히 하는 많은 기자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각종 부조리와 전횡을 일삼는 일부 몰지각한 기자들 때문에 실망한 기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기자를 그만두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다른 일을 찾아 나서고 있다.
 
언론계에서는 사이비기자에 대한 강력한 공동대응으로 무너진 위상과 권위 회복을 해야 할것이다.
 
물론 이 시간에도 사회 부조리를 파헤치고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현장에서 고생하는 수많은 기자들이 있다.
 
영화 '내부자들'이 개봉한 뒤 주변에서 나에게 가장 많이 물었던 질문은 '기자들이 정말 저렇게 더렵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내 대답은 '그 정도로 부패한 기자들은 이 나라에 손에 꼽을 정도다. 또 정말 취재 현장에서 밤낮 가리지 않고, 자신의 열정을 쏟아 최선을 다하는 기자들이 많다. 하지만 출입처들을 상대로 광고를 따내기 위해 소위 '조질 거리'를 찾으라고 지시하는 편집국장과 부장, 대기업 홍보 임원을 상대로 광고 좀 달라며 사정하는 언론사 부장, 홍보 담당자와 함께 골프를 치며 친목을 다지는 기자도 있다'였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언론인들은 참 많다. 또 내 능력보다 훨씬 뛰어난 기자들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그들이 다른 걱정 전혀 없이 오로지 사회 정의와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언론 환경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론은 최악의 경우 썩어버린 '기레기양산소'라는 오명만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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